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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푸드와 기억력 (고지방 식단, 해마, 핵심 단백질 PKM2, 간헐적 단식)

by 머니머니돈워리 2026. 5. 29.

아버지가 피자를 좋아하게 되셨다는 걸 알았을 때, 솔직히 처음엔 그냥 귀엽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어머니가 차려주신 된장찌개와 나물 반찬만 召드시던 분이 피자 한 조각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사드려야겠다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얼마 전 정크푸드가 기억력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서, 그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고지방 식단이 해마의 CCK 신경세포를 흔든다

연구에 따르면, 고지방 식단(HFD)을 단 4일만 지속해도 뇌의 기억 중추에 해당하는 해마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해마란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고 공간 기억을 처리하는 뇌의 핵심 구조물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손상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UNC 의과대학 후안 송 박사팀이 신경과학 전문 저널인 Neuron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그 메커니즘을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면 뇌로 전달되는 포도당 공급이 줄어들고, 그 결과 해마 안에 있는 CCK 인터뉴런이 과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CCK 인터뉴런이란 주변 신경세포의 활동을 조율하고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로, 이것이 과도하게 흥분 상태가 되면 기억 회로 전체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건 속도였습니다. 체중이 늘거나 혈당이 오르기도 전에, 불과 며칠 만에 뇌에서 먼저 변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딘가 "먹고 좀 살쪄도 나중에 빼면 되지"라는 막연한 안도감이 있었는데, 뇌는 그 전에 이미 반응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핵심 단백질인 PKM2

 

연구에서는 또 하나의 핵심 단백질인 PKM2도 주목했습니다. PKM2란 세포 내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효소로, 뇌 세포가 포도당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고지방 식단 상황에서 PKM2의 기능이 변화하면 신경세포가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되고, 이것이 CCK 인터뉴런 과활성화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포화지방이 풍부한 식단이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기존의 역학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출처: Neuron, UNC 의과대학).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지방 식단 섭취 4일 만에 해마의 CCK 인터뉴런 과활성화 확인
  • 뇌 포도당 공급 저하 → PKM2 기능 변화 → 기억 회로 교란 순서로 진행
  • 체중 증가나 혈당 이상보다 뇌 변화가 먼저 나타남
  • 포화지방 중심의 서구식 식단이 알츠하이머 위험과 연관될 수 있음

 

간헐적 단식이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정크푸드에 노출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구팀은 뇌 내 포도당 수치를 다시 정상화하는 것이 과활성화된 CCK 인터뉴런을 안정시키고 기억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함께 밝혔습니다. 특히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 주목받았는데, 간헐적 단식이란 일정 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제한하여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고 뇌를 포함한 신체 대사를 재정비하는 식이 전략입니다. 실험 결과, 고지방 식단 이후 간헐적 단식만으로도 손상된 CCK 신경세포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고 기억력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n)이라는 표현도 이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인지 기능이란 기억, 판단, 언어, 집중력 등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하는 전반적인 능력을 뜻합니다. 대사 장애와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연결 고리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단순히 "정크푸드가 나쁘다"는 수준을 넘어선 의미를 가집니다(출처: UNC Health 공식 발표).

솔직히 저도 평소에 간헐적 단식을 들어보긴 했지만, 이 연구를 보기 전까지는 뇌와 연결 지어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다이어트 수단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뇌의 기억 회로를 실제로 복구하는 데도 역할을 한다는 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밥상이 아버지의 뇌를 지켜온 것일 수도 있다

저희 집 식탁은 오랫동안 어머니의 원칙 위에 서 있었습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을 손수 담그시고, 조미료는 거의 쓰지 않으셨으며, 외식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습니다. 어릴 때는 그게 좀 답답하기도 했는데, 제가 직접 사회생활을 하면서 외식을 자주 하다 보니 오히려 그 식탁이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아버지는 이제 여든이 다 되어 가십니다. 그런데도 기억력이 또렷하고 몸도 정정하십니다. 물론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제 경험상 수십 년간 이어온 어머니의 식단이 그 바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연구를 읽으면서 그 생각이 더 깊어졌습니다.

앞으로 아버지께 피자나 햄버거를 사드리고 싶을 때, 이제는 예전처럼 선뜻 손이 나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신 어머니 식탁의 원칙을 더 응원하게 될 것 같고요. 물론 한두 번 드시는 게 당장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뇌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으니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가족의 식탁을 한 번쯤 다시 들여다보시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큰 결심 없이도 습관 하나가 뇌를 지킬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가 전하는 가장 현실적인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news.unchealthcare.org/2025/09/eating-junk-food-increases-risk-of-cognitive-decline-study-sh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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